어느 날, 민하에게 갑작스럽게 투척 된 일. 그것은 성인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다. 연애의 ‘연’자도 모르고 남자와 키스 한 번 못해본 저에겐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진태민이란 놈은 저 외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거부 따윈 용납치 못한다며 선을 그었다. 게다가 거부하지 못할 달콤한 먹이까지 흔드는 덕에 민하는 그 일을 수락하게 되었다. “대리로 승진시켜줄 수 있어.” 그러나 성인 게임이 이런 것일 줄이야…. 친구인 이나에게서 빌린 성인 게임은 단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미지의 것이어서 민하는 경악하고 말았다. “엄마야….” 살색의 향연이 화면을 그득 채우고, 진홍빛 물이 아름답게 사방으로 튀는 모습에 민하는 애꿎은 ‘엄마’를 부르짖었다. 분명 게임 속의 두 남녀는 신성한 강의실에서 어색한 기류로 서 있었다. 달달한 분위기를 뿜어대며 보이지 않는 핑크빛 기류를 마음껏 발산했다. 하지만 화면이 바뀐 순간 달달함은 무참할 정도로 사라졌다. 그 대신 뜨거울 정도의 열기를 뿜어대며 입술을 부딪치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쪽, 쪽, 쯔읍. 입술과 입술의 마찰음이 질척할 정도로 노트북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며 야릇한 여자의 신음이 고막을 자극했다. Oh, My, God. 지금 나보고 이걸 만들라고? 미친 거지, 진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