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꺼풀 벗겨보면 1

이수안

8/2022 · 로아

Táto e‑kniha

여기저기 떠돌다 안착하게 된 집에서 가족이 생긴다는 기쁨도 잠시. “오빠는 무슨 오빠.” 차갑게 일갈하는 재혁은 그녀를 가족으로 맞을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 막 사랑에 눈을 뜬 열여섯 재신은 얼음송곳 같은 재혁을 마음에 품었다. 주제넘게도. 그런데 오늘 엄마를 잃으면서 그녀와 재혁을 묶어놨던 끈은 끊어져 버렸다. 다시는 오지 않을 밤, 재신은 미련을 남기느니 차라리 자신을 혐오하는 쪽을 택한다. 그리고 강재혁과 선을 넘어버렸다. 평범하지 않은 관계였다. 내가 널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너를 가져서는 안 되었다. 가질 수 없다면 끝없이 탐하리라.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재신을 떠올리며 재혁은 결심했다.

O autorovi

이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