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아래 그가 있다: 1권

· 로맨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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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왜 날 오라고 했어요? 인터뷰 같은 거 안 한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는 사람이, 굳이 날 지목해서 부른 이유가 뭐예요?” “사진이 너무 예쁘게 나와서요.” 그의 미소가 좀 더 진해졌다. “농담을 즐기시는군요.” “농담 아닌데?” “사진 잘 나온 거랑 인터뷰 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예요?” “잘 나온 게 아니라, 예쁘게 나왔다고 했어요.” “그래서요?”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려구요. 실물이랑 대조해서. 정말 예쁜가, 아님 내가 사진을 너무 잘 찍은 건가.” 치아를 드러내며 그가 밝게 웃었다. 베란다를 넘어 들어온 햇빛이 그의 웃음처럼 환했다. 윤희는 부신 빛을 피하듯 시선을 그의 뒤편 벽으로 던졌다. 그에게서 번져 나오는 밝음이 어쩐지 두려웠다. 결코 경박하지 않은 그 밝음, 산란하는 빛을 닮은. “그래, 확인작업은 대충 끝났나요?” 윤희의 물음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결론은요?” “아까 말했잖아요.” “무슨……?” “달팽이.” “예쁘단 소린 아니군요.” “그렇게……단단한 껍질로 꼭 감싸서 지켜야 할 게 대체 뭔가. 그게 궁금해지려는 중이에요.” 나직나직 흘러나오는 그 말들은 혼잣말 같았다.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막막한 불안감이 윤희에게 다가들었다. 무언가……어둡거나 위협적인 느낌은 분명 아닌데, 마음을 휘젓는 두려움 혹은 불안. 그 정체를 명확히 알 수가 없어 더욱 그러한 것인지도 몰랐다. 이윽고 그가 명쾌한 목소리로 결론을 냈다. “예쁜 달팽이, 라고 해 두죠. 서윤희라는 여자.” 윤희도 지지 않고 받아 쳤다. “한가한 바람, 이라고 해 둘게요. 이연우라는 남자.” 씩 웃는 그의 표정에 악동의 그림자가 비쳤다. 비밀스러운 어떤 일을 모의하듯 그가 물었다. “그럼 우리, 이제 시작한 거네?” “인터뷰 말이에요?” 그 소리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윤희는 그렇게 받아 되물었다. “아니, 여자와 남자. 서로서로 그렇게 바라봤으니까 시작한 거란 얘기.” 김지운의 로맨스 장편 소설 『햇빛 아래 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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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eth autorit

김지운 봄을 좋아한다. 단편소설 ‘그 여자’로 동서커피문학상을, ‘손톱’으로 〈생각과느낌〉 신인상을, 장편소설 〈오르골〉로 신영사이버문학상을 받았다. 몇 년 동안 소설만 써오다가, 작년부터는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장편동화 〈엄지〉로 MBC창작동화대상을, 단편동화 ‘오늘은’으로 푸른문학상 [새로운작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푸른 속눈썹〉, 〈오르골〉, 〈햇빛 아래 그가 있다〉, 〈계절사랑 시리즈〉, 〈연지〉, 〈올 오아 낫씽〉, 〈풀잎연가〉, 〈이끌림〉, 〈느낌〉, 〈귀엣말〉, 〈열대의 시간〉, 〈타임〉, 〈포옹〉, 〈당신의 숲〉, 〈동그라미〉, 〈눈사람에게〉, 〈약속〉, 〈이안류〉가 있으며, 장편동화 〈엄지〉와 동화집 〈나의 철부지 아빠〉(공저), 그리고 시 ‘봄날’로 지하철시집 〈행복의 레시피〉에 참여했다. 현재 소설과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으며, 다양한 빛깔의 삶과 사랑과 사람을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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