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시집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으로 1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던 허수경, 그녀가 2011년 12월 장편소설 『박하』를 들고 다시금 한국을 찾았다.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근 4개월에 거쳐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일일연재로 소개된 『박하』는 그 시작부터 여러모로 화제가 된 소설이었다.
시인 허수경이 쓴다는 거, 시인 허수경이 독일로 가 공부로 삼은 고고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거, 한 세기를 놓고 교차하는 과거와 현재로 말미암아 인간이라는 존재의 안팎을 시공간을 거슬러 끊임없이 묻고 있다는 거, 그렇게 집요하게 근원을 향해 가고 있다는 거, 특유의 애잔한 정서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툭툭 던져져 있으나 그걸 집는 마음의 구부러짐으로 결국 인간의 심장을 들여다보게 한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