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야 하는데 입을 틀어막은 혜인의 입에서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너 아니면 안 된다는데.... 이 빌어먹을 심장이.... 너 아니면 안 된다는데.... 나 어떻게 하면 좋으냐구!" 혜인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시환의 손을 꼭 마주 잡았다. 손가락을 얽어 깍지 끼고 아프도록 단단히 잡았다. "시환 씨...." "그러니까, 혜인아! 네가 나 좀 봐주라. 나 좀, 네가 나 좀.... 봐줘. 나 죽을 것 같아. 너 때문에 죽어." 쥐어진 손이 으스러질 듯했다. 너무도 아팠다. 가슴이 미어졌다. "답답해 죽을 거 같다. 이대로 심장이 터져버릴 거 같단 말이야-!" 피를 토해내듯 처절하게 부르짖은 남자의 절규에 가슴이 찢기는 듯했다. 참지 못하고 혜인은 시환의 손을 꼭 잡은 채 무너져 흐느꼈다. 그녀도 그만 같이 목 놓아 통곡했다. "이런 개 같은 게 사랑이라니.... 이런 빌어먹을 게 사랑이라니...." 시환은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다 못해 엉망으로 쥐어뜯으며 울부짖었다. 가슴을 긁어내리며 쥐어뜯었다. 심장을 잡아 뜯어내기라도 하는 듯이 짐승 같은 신음을 흘렸다. "어떻게, 어떻게 이런 게 사랑이야? 어떻게-!" "잡고 싶었어. 사실은 너무너무 잡고 싶었어. 아니었다고, 결코 그런 게 아니었다고 다 말하고 싶었어. 너무 좋아서, 나를 바라보는 그 따뜻했던 눈빛이 너무 좋아서, 그 사람 품에서 쉬고 싶었던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