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드래곤의 후손이라고도 불리는 아드리안 제국민. 그중 피를 강하게 이은 자들은 드래곤처럼 마법에 능하며, 반려를 갖고 태어나게 되었다. 위대한 마법사에게 반려란 공기처럼 꼭 필요한, 무조건 찾아야 하는 존재였다. *** 이건 꿈이다. 아주 생생한 꿈. 아린은 스스로에게 세뇌하듯 몇 번이고 되뇌었다. “이건 제 꿈이라고 했잖아요, 꿈. 왜 아까부터 계속 다른 세계니, 뭐니 하는 거예요?” “꿈이라.”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낯선 풍경, 눈 앞의 남자의 비현실적인 외모가 그녀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 “평소에, 이런 꿈도 꾸나?”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포식자의 기운에. “나는 꽤 많이 꿔.” 그의 손끝이 잠옷의 가장 위쪽에 있는 단추를 풀었다. 고작 단추를 푸는 것뿐인데도 긴 손가락의 동작은 무척 우아하고 고귀했다. “얼굴도 모르는 그대를 붙잡고 마구 쑤셔 넣는 꿈 말이야.” 그의 입술이 그녀의 가슴 위로 내려앉았다. 뜨겁고 축축한 혀가 유두를 찾아 움직였다. 뱀이 똬리를 틀듯이 혀가 점점 단단해지는 유두를 감쌌다. “하아, 흣……, 흐윽!” 그녀가 신음하는 모습에 바지춤을 뚫을 듯 그의 분신이 발기했다. 가쁜 숨을 내쉬며 뺨에 열기를 잔뜩 머금은 얼굴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아무리 반려라지만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 스스로에게 놀라웠다. ‘아아, 이래서 반려를 가져야 하는 거였어.’ 반려가 없으면 살 수가 없다. 아린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에르논은 그 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는 아린 없이는 살 수 없었다. “정말 사랑에 빠진 새끼가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