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세대를 위한 우리 시대의 ‘동문선’
우리 고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등의 중견 학자를 비롯해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의 신진 학자들이 참여한 선집이다. 선인들의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 지혜가 스민 우리나라의 고전 한문 명문 중 현대인에게도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감동을 주는 글들을 가려 뽑아 현대어로 옮기고 풀이했다. 한 권당 일곱 편씩 번역문과 해설, 원문을 함께 실어 구성했으며 매달 세 권씩 전자책으로 출간된다.
50권에는 18세기 초중반에 걸쳐 문단의 우이를 잡았던 황경원의 글 4편을 비롯해 남유용과 이천보의 글 몇 편을 더 소개한다. 이들 세 사람은 월곡 오원과 함께 사가(四家)로 일컬어질 정도로 이름 높은 문장가들이다. 표제작인 「육경의 글을 써라」는 황경원이 속세를 떠나 단양으로 은둔하려는 화가 이인상을 만류하려 쓴 편지다. 문장의 도는 귀, 눈, 마음의 지혜를 다하여 세상을 궁구하고 입으로써 그 일을 말하는 것이며 그러한 말이 육경 안에 남아 있기에 오래전 성인의 정신이 호연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하면서 육경에 진선(眞仙)이 있다고 설득한다. 짧은 글 속에서 문장에 대한 대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그 밖에 황경원이 아내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담아 감동을 주는 「여보, 미안하오」, 남유용이 공부하는 자세에 대해 쓴 「선택하고 집중하라」, 이천보가 겸재 정선의 그림에 대해 쓴 독특한 글 「그림을 배우는 법」 등이 실려 있다.
정민
현재 한양대 국문과 교수다. 무궁무진한 한문학 자료를 탐사하며 살아 있는 유용한 정보를 발굴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이홍식
현재 한양대학교 동아시아문화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에는 연구 영역을 확장하여 연행록과 통신사행록을 기반으로 동아시아 문화 교섭의 구체적 양상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