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드 독특한 제목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미리 눈도장을 받아 놓은 작품 황금충은 ‘정의롭거나 악독하거나’ 식의 무협 소설 속 인물의 전형을 탈피한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웠다. ‘선불’을 받지 않으면 치료하지 않는다는 의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찾을 수밖에 없을 만큼 유능한 의원, 황금충. 그는 일견 악독해 보일 만큼 돈을 밝히는, 문자 그대로 ‘돈벌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사사로운 욕심도 아니요, 누군가를 해하려는 악의도 아니며, 세상에 군림하려는 권력욕도 아니다. 오히려 자기 주변의 사람들, 그들의 작은 소망들을 지키기 위해 너무나 선선히 자신을 희생하는 인간적인 견유아의 모습이 ‘돈벌레’ 황금충의 이면에 따뜻하게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의 중심에서 그의 모습은 다소 차갑게 그려지지만 그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은 결국 독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울려 준다. 대의보다 자그마한 자신의 울타리를 지키고 소중히 여기는 것, 그것이 바로 황금충 견유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