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클레지오 J. M. G. Le Clezio
현대 프랑스 문단의 살아 있는 신화"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 작가"로 일컬어지는 르 클레지오는 1940년 남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났다. 영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덕분에 어려서부터 영어와 프랑스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지만, 프랑스 식민지였던 인도양의 모리셔스 섬을 영국이 점령한 것을 부당하게 생각하여 프랑스어를 "작가 언어"로 택했다. 영국 브리스틀 대학과 프랑스 니스 대학에서 수학했고, 1963년 스물셋의 나이에 첫 작품 『조서』로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르노도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열병』 『홍수』 『물질적 법열』 등 화제작을 잇달아 발표하며 천혜의 작가적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1967년부터 멕시코와 파나마 등지에 체류하면서 서구적 사유의 틀을 버리고 자연과 어우러진 새로운 존재를 추구하게 되었고, 이러한 사상적 변모는 시적 산문의 정수인 『성스러운 세 도시』를 비롯, 모로코인 아내와 함께한 사막 기행문 『하늘빛 사람들』, 『황금 물고기』 등에 순도 높게 담겨 있다. 1980년에는 사막 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웅숭깊고 아름답게 그린 소설 『사막』으로 프랑스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수여하는 폴 모랑 문학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그는 여전히 산과 바다, 태양과 대지 사이에서 자발적 유배자의 삶을 살며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옮긴이 최수철
1958년 춘천 출생.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맹점」이 당선된 후, 창작집 『공중누각』 『화두, 기록, 화석』 『분신들』 『몽타주』, 장편소설 『벽화 그리는 남자』 『불멸과 소멸』 등을 출간했다. 윤동주문학상(1988), 이상문학상(1993)을 수상했으며, 르 클레지오의 작품 『사랑의 대지』 『매혹』 『우연』 『타오르는 마음』을 우리말로 옮겼다. 현재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