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에 시달린 어느 날, 안젤리나는 전생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곳이 소설 속이고 자신은 흑막의 시한부 여동생이란 것도 함께.
일찍 죽는다는 서러움도 잠시.
‘남은 생을 즐기자.’
어차피 고칠 수 없는 병.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거나 잔뜩 하고 오빠가 흑막이 되지 않도록 조금만 손을 써둘까 했는데…….
“부탁합니다, 플로베르 양.”
느닷없이 남주가 자신을 아련한 눈빛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제게…… 기회라도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여주에게 해야 하는 저 애절한 대사를 제게 해 가면서 말이다.
‘음, 이를 어쩐다?’
안젤리나는 신음을 삼켰다.
‘시한부 엑스트라인 내가 원작을 너무 건드린 모양인데?’
조금……. 아니, 매우 난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