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했고, 열 번의 사계가 바뀌는 동안 다른 여자는 눈에 안 들어왔어. 백 번의 고백 타이밍을 놓쳤고, 천 번의 망설임에도 이슬비밖에 안 보여. 지금 이 고백을 거절한다 해도 만 번의 고백 할 준비가 되어 있어. 이슬비 나랑 연애하자!” *** 둘은 집이 아닌 공원으로 걸었다. “이슬비, 나 안 불편해?” “이제 누나라고 안 부르네.” “그럴 일 없어, 이제.” 확신에 찬 남자의 행동은 멋있어 보였다. “시연이 앞에선 조심해라. 지금은 인간 차시후로 만나는 거니까 내 이름 부르는 것 허용할게.” “이슬비가 빈틈을 보여서 좋아하는 거 아니니까 그 부분은 신경 쓰지 마.” “내가 빈틈을 많이 보였지. 민낯도 많이 보였고, 자는 모습에 술 취한 나를 업고 온 것도 너잖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잖아. 그래서 난 더 좋았고. 인간적인 모습이 더 끌리는 거야. 그리고 최근에 말고는 나와 이슬비가 마주칠 일은 오히려 시험 기간이랑 방학 말고는 별로 없었잖아.” “그건 그래.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었지.” “차시연이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더라고.” “절친이잖아.” “절친보다 더 가까운 사람이 되고 싶어. 난.” 시후는 너무 간절하게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