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그 배경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는 알 수 없는 코드들을 하나하나 해석하며 첫걸음을 떼는 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림 뒤에 버티고 있는 시대상으로 독자를 한층 깊숙이 끌어들인다. 결혼, 아이, 요리, 패션 등 예나 지금이나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일상사를 시대별 그림의 흐름으로 읽는 것이다. 그림에 얽힌 배경과 일화들이 사슬처럼 엮이면 결국 그것은 일종의 드라마가 된다. 의도하지 않아도 기승전결의 구조를 취하며 호기심으로 보기 시작한 관람자를 참여자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림에 감정을 투영하게 되면 그것은 나의 그림, 나의 삶이 된다. 먼 나라의 결혼식 그림이 아니라, 아르놀피니 부부를 지켜본 이웃 같은 심정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은 2004년에 나온 의 개정증보판으로, 책 내용 중 결혼, 아동, 요리, 살롱, 카페, 여행의 여섯 개 테마는 개정증보판에 새로이 추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