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소설! 왜 그럴 때 있잖아. 온몸이 간질간질하면서 감질 맛이 나는데, 대체 어디가 어떻게 가려운지는 모를 때… 머리가 멍한 것이 뭔가 해야 할 일이 잔뜩 있는데,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서 미칠 것만 같을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창밖을 봤는데, 솜털 구름 틈새로 보이는 햇살이 너무 눈부실 때… 원하고 갈망하던 것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서늘한 손가락이 심장을 움켜쥐는 듯 고통스러울 때… 늦은 여름 안개비가 내리는데, 그만큼의 진한 그리움이 뭉클뭉클 솟구칠 때… …… 은이야, 그가… 보고 싶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진한 발자국이 새겨졌으면 좋겠어. 길게 이어지는 발걸음 사이로 내 몸을 감싸고 있던 서러운 그리움이 고스란히 새겨지면 좋겠어. 어쩌면, 내 몸에서 흘러내리는 뜨거운 액체들이 뭉글뭉글 소리 없는 온기가 되어 차가운 눈을 녹일지도 몰라. 어둡고 공허한 터널을 빠져나오게 해준 나의 발자국을 돌아보다 문득 생각해봤는데 그 발자국에 색이 있다면, 지금 내 마음의 발자국은 어떤 색일까? …당신의 발자국은 무슨 색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