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
‘넌 예쁜 걸 보면, 공주님 같다고 하잖아.’
‘그럼 한서도 공주님 해!’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뿌리 깊은 백한서 공주병의 시작은.
“너 예쁜 거 좋아하잖아.
근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며.”
어리고 능력 좋고 잘생긴 에스퍼.
질투심 대마왕. 자타공인 또라이.
그리고… 내 공주가 되겠다는 놈.
“그러니까, 너는 나를 제일 좋아하는 거지.”
파트너가 무색하게 널을 뛰는 매칭률에
앞뒤 없이 굴면서 결정적인 건 숨기는 태도.
‘나이가 몇인데 공주 소리야!’ 싶지만,
역시 마음이 쓰여서 가만둘 수가 없다.
아무튼 확실한 건… 이놈은 미친놈이라는 거.
그것도, 나에게 말이다….
* * *
“준오야.”
그때 서늘한 음성이 귀에 꽂혔다. 순간, 백한서가 제정신으로 돌아왔나 싶어 반가운 얼굴로 고개를 들었던 준오는 여전히 나사 풀린 얼굴을 마주했다.
이제는 그가 반쯤 미쳐 보이기까지 했다.
안 그래도 미친놈인데……!
백한서가 준오의 턱을 잡아 쭈욱, 자신의 가슴께까지 올렸다. 엎드린 자세로 몸이 주욱 잡아당겨진 준오가 불편함에 발을 버둥거렸다.
쪽, 한 번 준오의 입술에 뽀뽀를 한 백한서가 정말로 미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해사하게 미소를 지었다. 등골에 소름이 삐쭉 솟았다.
“입 벌려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