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황국의 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 사는 이랑은 아픈 여동생 이린을 위해 먹을 것을 찾아다니다가 다 쓰러져 가는 신당을 발견한다.
그 신당의 바로 옆에는 겨울인데도 복숭아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복숭아나무가 있었고, 이랑은 그 복숭아를 따서 여동생과 함께 배를 채운다. 복숭아 덕분에 굶어 죽을 위기를 넘긴 이랑은 감사의 의미로 ‘무엇’을 모시는지 모르는 신당을 청소해 준다. 그런 이랑의 모습을 도화림에 사는 ‘뱀신’ 사휘가 발견하게 되는데…….
* * *
뱀의 비늘처럼 선득거리면서 서늘한 손이 이랑의 여린 허벅지 사이를 불쑥 파고들었다. 고운 비단으로 지어진 푹신한 이불 위에서 이랑은 그 손길을 받으며 애꿎은 이불만 꾹 말아쥐었다. 잘 다듬어진 긴 손톱을 가진 손은 보드라운 피부를 쓰다듬으며, 허벅지 안쪽 깊고 습한 곳으로 느릿느릿 들어갔다.
톡, 건드려서는 안 될 곳을 건드리자, 이랑의 몸이 잘게 떨렸다.
“흑…….”
두 눈을 감고 신음을 내뱉는 이랑의 귓가에 무엇인지 모를 것의 서늘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키득키득하며 웃는 모양새가 제 아래에서 떨고 있는 이랑을 퍽 재미있어 하는 듯했다. 남자는 한참을 저 혼자서 웃더니 갑자기 웃음을 뚝 멈췄다.
‘저분은 갑자기 왜 저러시는 건지.’
이유를 모르는 이랑이 꼭 감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뜰 때였다.
돌연히 남자의 두툼한 몸이 이랑에게 훅 붙어 왔다.
“랑아…….”
귓가에 바짝 붙어 들리는 남자의 낮은 목소리는 농염하면서도 나른했다.
남자가 곧 무슨 짓을 할지 아는 이랑은 두 눈을 꾹 감고 이를 꽉 깨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