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에 간 누나를 대신해 꽃집에서 일하던 태웅은 매일 오후 4시가 되면 꽃을 사러 오는 수상한 손님을 만난다.
그에 대한 호기심을 뒤로하고 대학교에 적응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태웅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조폭군단에게 납치를 당한다.
그들의 보스이자 태웅을 납치한 사람은 다름 아닌 4시의 손님, 정원이다.
그는 태웅이 자신과 '상처와 고통'을 공유하는 운명의 상대이며, 스킨쉽의 종류에 따라 일정 기간 서로에게 상처를 공유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손 잡기는 하루, 포옹은 삼 일, 키스는 오 일….
결국 겁이 많은 태웅은 매일 손만 잡고 자자는 정원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얼떨결에 그의 대저택에서 동거하게 되는데.
* * *
“손 잡고 자면 하루.”
“…네?”
“포옹은 3일.”
톡, 톡. 허벅지에 아무렇게나 올려진 태웅의 손가락 끝을 손님이 살짝 건드렸다. 그의 나른한 시선은 태웅의 얼굴에 집요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느릿하고 부드럽게 파고든 손가락이 태웅의 오른쪽 손바닥을 살살 간지럽혔다. 작게 소곤거리는 그의 목소리가 끈적하게 귓가에 달라붙었다.
“키스는 5일 정도.”
“…….”
“섹스는 일주일이었던 것 같고.”
다섯 개의 손톱이 그대로 태웅의 다섯 손가락을 타고 간지럽히며 올라갔다. 태웅은 손가락도 간지럼을 탄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옅게 몸을 떨며 침을 꼴깍 삼켰다. 심장이 귓가에서 쿵, 쿵, 큰 소리를 내며 뛰었다.
“서로에게 상처 내지 않는 유효 기간인데.”
“…….”
이윽고 창백한 피부만큼이나 차가운 손이 느릿하게 태웅의 손을 포개 잡았을 때.
“손만 잡고 잘게.”
근사하게 올라가는 그의 입꼬리를 보며, 태웅은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