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했으면 볼 꼴 못 볼 꼴 다 본 같은데 이만 끝내요. 이혼해 줘요, 도헌 씨.”
그렇게 망돌 출신 고졸에 이혼남 타이틀까지 얻게 된 유청연. 도헌의 반대로 그만두었던 배우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전남편이 아무래도 이상하다.
저에게 원래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던 도헌이 계속 주변을 얼쩡거리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
“스폰…이요?”
급기야 도헌은 청연에게 스폰 제안까지 한다.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 저녁마다 나와 만나는 거야.”
“내가 왜 이사님한테 스폰을 받아야 할까요?”
“나는 그 드라마에 널 출연시켜 줄 수 있으니까. 물론 주연으로 말이야.”
개소리 하지 말라며 단칼에 거절하고 싶지만, 재벌 전남편의 제안이 너무 달콤하다.
‘하지만 이 인간, 나와 하는 걸 즐겼던 것도 아니잖아?’
도헌의 종잡을 수 없는 태도는 청연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좋아요. 신체적인 접촉이 없는 조건이라면. 어차피 나랑 자고 싶어서 하는 제안도 아니잖아요.”
“어째서 내가 너한테 그것만은 요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
예상치 못했던 말에 청연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네?”
“지금은 이혼하긴 했어도 엄연히 부부였던 사인데.”
“그럼. 그 말은….”
“당연히 포함이야. 그게 스폰의 기본 조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