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너를 따라가련다. 따라가서 도와주마.”
홍은 근래 아주 곤란했다.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것도 없이 제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방해만 일삼는 이 양반 때문에.
한낱 기방 잡일꾼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상한 양반. 하물며 눈치도 없다.
“…저를 따라오셔도 보람찬 하루를 보내실 만한 일은 없을 겁니다.”
“그것을 네가 어찌 아느냐?”
대관절 제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이러는 건지 하늘도 무심하다.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저를 귀찮게 하던 이가 걸음 하지 않으니 반가워해야 마땅하건만, 왜 계속 신경이 쓰이는 걸까?
“다음부터는 어디를 가시거든 언질이라도 해 주십시오.”
“꼭 네가 내 정인이라도 된 듯 말하는구나.”
[미리보기]
“…이것이 무엇입니까?”
휼이 손에 든 약과를 조금 더 가까이 들이밀었다. 먹음직스러운 윤기와 단 냄새에 침이 꼴깍 삼켜졌다.
“그 귀하다는 약과다. 뭐 하느냐. 입 벌리지 아니하고.”
뻔뻔하고 당당한 요구에 무어라 생각을 하기도 전에 입술이 저도 모르게 슬쩍 벌어졌다.
“더 크게. 아.”
작게 입을 벌린 채로 그의 눈치를 보던 홍의 입술이 조금 더 크게 벌어졌다. 여전히 작게 벌어진 입을 불만족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휼은 약과를 세 등분으로 쪼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중 하나를 홍의 입술 사이로 쏙 넣어 주고는 남은 두 조각 중 한 조각은 제 입 속으로 넣었다.
입이 왜 그렇게 작냐며 핀잔 어린 말을 뱉어낼 뻔하였으나 약과를 입에 넣은 채 오물거리는 홍의 기분이 좋아 보여 그 말은 조용히 속으로 삼킨 휼이었다. 제 말 하나하나에 시시각각 변하는 홍의 표정이 제법 볼만했지만, 괜히 말을 꺼내 좋은 분위기를 망치긴 싫었다. 홍이 약과를 삼키는 때에 맞춰 남은 한 조각을 더 넣어 준 휼이 방긋 웃으며 물었다.
“맛있느냐? 내 친히 너를 위해 챙겨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