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이 되던 해, 하민은 아버지의 도박 빚 대신 팔렸다.
그를 취한 것은 누구보다 난폭하고 냉정한 남자, 한규철이었다.
그를 감금하고 폭력적으로 취하는 규철.
하민은 규철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앞이 보이지 않는 위험한 길에 발을 들인다.
“더럽게 소리 지르네. ……아직도 판단이 안 돼?”
“하민…….”
“내가 배신자잖아.”
이제 시작이야, 한규철.
……내가 받은 고통 모두 돌려줄 거야.
지독하고 지독하게. 아프고 고통스럽게.
그리고 마지막은…….
* * *
“이상한 기분이지 않아요?”
“…….”
“분명 아픔을 주는 끔찍한 존재인데…… 다정해.”
“…….”
“하지만 그 다정함은 독이야. 언제 뒤바뀔지 몰라서 무서운 건 물론, 그 작은 다정함에 서서히 젖어 가. 끔찍하게도 말이지. 이 사람은 날 사실은 좋아하는구나. 그렇게 믿어 버리게 되지. 그렇게라도 자기 위안을 하지 않으면 미쳐 버리거든. ……규철 형. 나한테 왜 그랬어?”
하민이 양손을 뻗어 규철의 뺨을 감쌌다.
“왜 날 이런 미치광이로 만들었어? 차라리 달콤하게 대하지를 말지. 왜 내가 사랑한다고 착각하게 만들고 그것마저 가만 두지 못하고 철저하게 부서뜨렸어?”
“……아기야.”
“널 저주해. 널 증오해. 두고두고 괴롭힐 거야. 내가 당한 만큼 괴롭힐 거야. 천하의 한규철이 망가지는 모습을 내 두 눈으로 꼭 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