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현대의 대한민국에서, 번역일로 먹고 살고 있는 신(神).
신이지만, 위엄 하나도 없는 대한민국 소시민 1쯤으로 살아가고 있는 신, 김신우.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그의 삶에 겉으로 보나 속으로 보나 도무지 평범하지 않은 남자들이 끼어들기 시작하는데…
조폭에, 전생의 신관, 식물같은 청년 그리고…
다사다난한 신의 연애사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본문 중에*
"어렸을 때, 점쟁이가 그랬거든. 나는 신만 만나지 않으면 모든 일이 다, 내 뜻대로 풀릴 거라고."
움찔, 했다. ...용한 점쟁이다. 뭔가를 알고 말하는 것일 리가 없지만, 괜히 찔렸다. 미, 미안...?
"그래서 그냥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가 침대로 다가와, 나를 내려다본다. 우아하고 군더더기없는 움직임으로, 그가 침대 헤드에 손을 받치고 허리를 굽힌다. 그의 얼굴이 가까워지자,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심지어 이제는 저런, 굶주린 짐승같은 흉흉한 얼굴을 하고 있어도, 설렌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그가 나와 차분히 눈을 마주친다. 가라앉은 표정 사이로, 그의 눈동자가 뜨겁게 빛난다. 심장이, 요동친다.
"네가, 나의 신인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