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사탕발림할 생각 따윈 없었다. 그는 윤리적으로 밑바닥을 치는 스스로와 과거에 충실했다. 단조로운 삶이지만, 나쁠 것도 없다 여겼다.
훔친 차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이름이 뭐지?”
“……안 알려 줄 거예요. 비웃을 거잖아요.”
“그쪽은 이름이 뭔데요?”
“테네시.”
“이름이에요, 성이에요?”
“몰라도 돼.”
뒷좌석 창문을 열고 아이가 이마를 내밀었다. 검은 머리가 아무렇게나 휘날렸다.
의도치 않은 납치. 테네시와 아이의 관계는 그렇게 시작됐다.
***
눈에 불꽃이 일었다.
테네시, 당신의 그 다리를 잘라야 했어.
흉포한 감정에, 애증으로 치환되는 격렬한 감정에 숨을 골랐다.
그 다리가 부러져서 어설프게 기대지 말고, 차라리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망가져야 했다.
당신의 두 다리를 잘라 주머니에 넣고, 목에 목줄을 채워야지. 그 줄을 멀쩡한 내 다리에 매달 테다.
숨 막힐듯한 고요가 가라앉았다. 힘이 풀린 몸이 풀썩 주저앉았다.
손바닥이 끈적했다. 땀인 줄 알았는데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그걸 닦을 여력도 없어 손에 얼굴을 묻었다.
끔찍했다. 이런 스스로가. 모든 상황이. 절망스러웠다. 단념하면, 테네시가 이대로 도망치면.
살 수 없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