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달콤하게 이어진 차서훈과의 비밀 연애.
하지만 그는 단 한 순간도 온전히 제 남자는 아니었다.
은서는 이제 그에게 이별을 말할 때라는 걸 알았다.
“결혼해요, 우리.”
“…….”
예상했던 대로 긴 침묵이 돌아왔다.
그 뒤로 이어진 건 짧은 웃음이었다.
“반은서. 혹시 나와 헤어지고 싶은 거야?”
역시 그는 제대로 알아들었다.
둘 사이에 결혼을 논한다는 건, 암묵적으로 이별을 말하는 것과 같았다.
헤어지자고 말할 필요가 없는 이별이라니.
심장 깊은 곳이 조금 미어지긴 했지만, 생각처럼 아프진 않았다.
그저 은서는 소원을 빌었다.
잔인하게 돌아선 서훈에겐 후회할 자격조차 없지만 그럼에도.
나를 떠난 걸 후회해 줘, 처절하게.
온서
여름의 따듯한 기운, 온서입니다
수상 제1회 KT 블라이스 공모전 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