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제12화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세상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담아두는 '13호 캐비닛'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탄탄한 필력과 구성진 입심으로 싱싱하고 리얼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3부로 구성된 각각의 파트는 독립적인 에피소드들이 상호연결되어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의 화자는 178일 동안 캔맥주를 마셔대고 하릴없이 캐비닛 속 파일들을 정리하는 삼십대 직장인이다. 그의 낡은 캐비닛 안에는 온갖 기이하고 특이한 존재들이 가득하다. 손가락에서 은행나무가 자라는 사람에서부터 고양이가 되고자 하는 사람, 토포러, 심토머, 도플갱어, 샴쌍둥이 등 다양하고 무수한 판타지형 인물 군상들이 출현하고, 화자는 이들을 '심토머'라 부르며 그들의 기록을 정리한다.
소설은 심토머들의 기록과 이를 정리하는 화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심사 당시 상상력의 기발함과 대담함이 돋보이며, 구성적 필연성을 갖고 정밀하게 잘 짜인 소설이라는 평을 받으며, 일곱 명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뽑힌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