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의 광기가 정점으로 치달을 때 벌어질 상황을 다룬 실험적 미니시리즈 『데드풀의 마블 유니버스 죽이기』. 오직 그이기에 저지를 수 있는 이 행각을 통해 데드풀이라는 캐릭터의 특성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만화 내부와 외부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데드풀을 통해 독자들의 거리를 한껏 끌어당기는 메타 만화적인 연출 또한 엿볼 수 있다.
거대한 마블 유니버스 안에서 데드풀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조금 특별하다. 최근 각종 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그 특유의 똘끼(?)가 다소 귀엽게 포장되고 있지만 데드풀은 본질적으로 잔혹한 암살자이다. 그렇다고 빌런은 아니다. 선과 악의 잣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기준으로 행동하는 안티 히어로이자, 어떠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멈추지 않는 마블 최고의 떠버리. 그리고 결코 죽지 않는 재생 능력 덕분에 데드풀은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세상을 향해 진지하게 칼을 겨누면 어떻게 될까?
저자 컬런 번(Cullen Bunn)은 호러 느와르 소설가로 각종 잡지와 단편집 등에 소설과 논픽션을 쓰면서 작가 활동을 시작했고, 2007년 브라이언 허트와 함께 오니 프레스에서 대표작 [댐드]를 출판하며 인기를 얻었다. 2010년부터 시작한 초자연 서부물인 [여섯 번째 총]은 현재까지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으며, 2011년 마블코믹스의 [피어 잇셀프] 크로스오버 당시 ‘블랙 위도우’편을 맡으면서 팬들의 호평을 받았고 같은 해 개스틀리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에는 브람스토커상과 아이즈너상 수상 후보였다. 이후 마블에서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울버린] 등 주요 캐릭터의 스토리를 맡아 활동하며 [데드풀의 마블 유니버스 죽이기]도 썼다. 2014년 이후에는 DC에서도 활동을 시작하여 [시네스트로], [로보] 등의 시리즈를 담당하였다.
과학, 인문,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했다. 현재는 경기도 축령산 자락의 수동마을에 자리를 잡고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우에하시 나호코의 《야수》, 쓰네카와 고타로의 《야시》 《천둥의 계절》 《가을의 감옥》, 사토 다카코의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슬로모션》, 슈카와 미나토의 《도시전설 세피아》 《새빨간 사랑》,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 등이 있다.
그린이 달리보 탈라직(Dalibor Talajic)은 크로아티아 출신의 만화가인 달리보 탈라직은 자그레브 뮤직 아카데미에서 음악을 공부한 인물로, 프로 만화가가 되기 전에는 음악 학교에서 클라리넷 선생님으로 일했다. [블루버드], [퍼스트 초이스] 등 크로아티아 매거진에 그림을 선보이며 미국 만화계의 주목을 받아, 2005년 단편집 [네거티브 번]에 데드풀의 원작자 파비안 니시에자와 함께 [드롭]이라는 만화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미국 만화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붐 스튜디오의 [헌터즈 문] 등의 작품이 있으나 [데드풀], [퍼니셔], [고스트라이더], [언캐니 엑스포스] 등 주로 마블 관련 만화만 도맡아 그렸고, 2010년 데드풀 시리즈의 메인 작가 중 한 명인 다니엘 웨이와 함께 [히트 멍키]를 공동 창작하는 등 꾸준히 데드풀과 인연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