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스물여섯, 사랑하는 사람에 의해 여자가 되었다. 시혁은 시작의 망설임이 무색할 정도로 열정적인 연인이었다. 처음인 가희를 배려하는 부드러움 속에 거친 욕망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연인, 적어도 가희에게 시혁은 그러했다. 그에 못지않게 그녀는 또 얼마나 격렬했던가. 유일한 바람이었던 시혁으로 인해 여인으로 거듭나면서 소극적이고 얌전함을 가장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누구에게도 길들여지지 않았기에 과감할 수 있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기에 절박했다. 온몸을 비추는 햇살이 유난히도 뜨거웠던 여름, 그렇게 가희는 팔년 사랑에 종지부를 찍었다. 아니, 그렇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