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회사의 면접시험에서도, 마음에 드는 그(혹은 그녀)와의 첫 데이트에서도, ‘자신감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당신은 여러 번 들었을 것이다. 어쩌면 과거의 실패를 ‘자신감 부족’ 때문이라고 탓했을 것이고, 아니면 반대로 일부러 항상 ‘자신감 넘치는 척’하며 무모한 도전을 해 왔을 것이다.
<<위험한 자신감(Confidence)>>은 성격심리학(personality psychology)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토마스 차모로-프레무지크 박사(Tomas Chamorro-Premuzic, PhD)가 쓴 책으로 ‘자신감을 강요하는’ 현대사회를 분석하고, 자신감이 결코 ‘성공의 만능열쇠’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며, ‘잘못된 자신감’은 현실을 왜곡함으로써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독(毒)이라는 점을 일깨우는 책이다. 더 나아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진짜 실력임을 증명하고, 이를 키우는 법을 알려 주는 책이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왜 부끄럽지 않을까?
<<위험한 자신감>>을 쓴 토마스 차모로-프레무지크 박사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경영심리학과 교수며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의 방문교수다. 그는 (인간 성격의 형성과 역할 등을 분석하는) 성격심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텔레비전 프로그램 <도전 FAT 제로(The Biggest Loser)>, <데이팅 인 더 다크(Dating in The Dark)>의 제작에 참여하는 등, 대중문화와 심리학을 넘나드는 활발한 활동으로 유명하다.
그는 현대사회의 ‘자신감 강박’에 주목하고 그 폐해와 해결책을 면밀하게 분석했으며 자신감 문제로 고민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위험한 자신감>>을 썼다. 그는 최신 심리학 이론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직업, 학업(자녀교육), 연애, 인간관계, 건강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자신감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뒤엎는다. 능력이 있기에 자신감이 넘친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무능력한 사람일수록 근거 없는 자신감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크며(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일수록 자기가 사람들을 웃긴다고 생각하며, 저급한 취향의 소유자일수록 자기가 고상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개인과 사회를 실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불가능한 목표에 무작정 매달리는 건 끈기가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이 만능열쇠처럼 여겨지는 것은 방송, 출판 등 미디어가 쏟아 놓는 ‘자신감 찬가’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한국어판 추천사를 쓴 이원석(<<거대한 사기극>>, <<인문학으로 자기계발서 읽기>> 저자)의 말처럼 ‘사회 안전망이 해체된 한국의 현실이 바뀌지 않는데, 청년이 혼자 아무리 자신감을 북돋는다고’ 취직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며, ‘자신만만하게 프레젠테이션을 할 줄 안다고’ 누구나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토마스 차모로-프레무지크 박사는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 이런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자신감이 없어서’ 걱정이었던 사람에게는 그것이 단점이 아니라 세상을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말하고, 거품 잔뜩 낀 자신감(“나는 할 수 있어!”)에 사로잡힌 사람에게는 그 거품을 걷어 내기 전에는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을 거라고 따끔하게 경고한다.
내가 취직, 연애 등에 실패한 이유가 ‘자신감 부족’이 아닐까 고민해 본 적이 있다면, 아니면 반대로 무슨 일이든지 무모하게 도전하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 왔다면, 그리고 자신감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에 대해서 한 번이라도 의구심을 품은 적 있다면, <<위험한 자신감>>은 훌륭한 해독제이자 스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