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의 본성을 지닌 위험한 남자. 최고의 자리만이 탐탁한 야망에 찬 남자.
결혼으로 CM그룹의 부회장 자리를 꿰찬 진무강은 그런 사내였다.
“열흘, 그 이상은 안 돼.”
그리고 도연은 자유를 얻기 위해 그가 원하는 것을 주기로 했다.
언제든 그가 원하면 침실을 공유하기로 한 약속.
길어야 1, 2년. 한 달에 한두 번의 섹스만 참아내면 원하는 삶을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강의 요구는 그녀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아내의 침실에서 범죄자가 된 기분을 느낀다면 곤란하거든.”
무강이 하얀 이를 드러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심장을 녹이는 매력적인 웃음이었다.
도연은 점점 가까워지는 무강의 얼굴을 차단하듯 눈꺼풀을 내렸다.
“집중해.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점잖게 끝낼 생각은 없으니까.”
모든 것이 한꺼번에 엉망이 되었다.
어쩌자고, 이 남자의 아내가 되었을까.
어쩌자고 진무강과의 결혼생활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함부로 단정 지었을까……!
윤주(붉은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