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황제가 사랑했던 단 한 사람. 그녀가 죽은 지 어느덧 15년이 되었다. 여신은 황후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황제의 소원을 들어주는데……. 달이 중천에 이르자 묘에서 환한 빛이 흘러나왔다. 강렬한 빛에 네 사람의 눈이 동시에 감겼다. 곧 빛이 사그라지자 네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묘로 옮겨졌다. 화려하게 조각된 석관 위에 누군가가 누워 있었다. 돌아누워 있어 앞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뒷덜미를 살짝 덮은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카락은 남자들처럼 짧았다. “남자?” 황제의 입에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설마 남자로 환생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황제의 얼굴이 쇼크로 굳어지자 황태자 또한 주춤했다. 황후가 옛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며 짓궂게 웃던 여신의 모습이 떠올라 황제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아! 머리야.” 두 눈을 깜박이며 정면으로 몸을 획 비튼 청년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낯선 네 쌍의 눈동자에 흠칫하는 표정을 짓더니 얼른 묘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는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가진 곱상하게 생긴 청년이었다. 샨디라의 BL 장편 소설 『안드레아』 제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