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황제가 사랑했던 단 한 사람. 그녀가 죽은 지 어느덧 15년이 되었다. 여신은 황후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황제의 소원을 들어주는데……. “어서 밧줄을 내려라.” 배 위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고, 곧 밧줄이 떨어졌다. 황제와 애플이 밧줄을 잡자 사람들이 힘을 합쳐 끌어 올렸다. 끌려 올라가는 중에 애플이 진지한 얼굴로 황제를 보았다. “나한테 화풀이하는 거야?” “…….” “금지된 것을 일깨워서인가?” “……그래.” “내가 아니어도 언젠가는 알아차렸을걸?” “알아. 하지만 되도록 몰랐으면 했다.” “네 마음이 보인다. 혼란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이. 그래서 어쩔 거지?”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어.” 황제는 서글픈 얼굴로 바다를 응시했다. “난 엘프라 바다는 정말 질색이었다. 바다에 빠졌을 땐 솔직히 널 어떻게 요리할까 생각 중이었어. 물밖에 없는 왜 이런 이상한 곳에서 사는지 바다의 일족을 이해할 수 없었어. 헌데 물속에서 본 광경은 아름답더군. 숨도 못 쉬고 불편했지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기린을 보는 너도 그렇지 않을까 한다. 물 밖으로 나와서 살지, 물속의 아름다움에 빠질지는 이제 네가 선택해야 한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인간은 물속에서 살 수가 없어.” 애플은 소리 내어 웃었다. “그건 그래. 그래도 네 녀석 덕분에 팔자에도 없는 바닷속 구경까지 하고, 엘프의 기나긴 수명 속에서 네가 말한 대로 재미있는 기억을 가지게 되었군.” 샨디라의 BL 장편 소설 『안드레아』 제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