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실존의 현재를 비춰보게 하는 사실주의적 이야기
‘아줌마’의 삶을 담은 김우남 작가의 이야기들은 여성 서사의 한 측면에서 읽혀야 마땅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 시대 인정세태의 리얼리즘 소설 계보로 정리할 수도 있을 테다.
‘사실주의’라는 개념이 품은 함의는 꽤 두터운 것인데, 여기서는 삶의 구체적 국면을 중시하고, 그것의 시시콜콜함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는 의미에서 김우남 작가 소설의 한 측면을 대변한다.
그녀가 즐겨 빚는 아줌마의 유쾌한 수다는 세속화된 사회에서 일상을 살아내고, 그것을 버텨내는 작중인물이 겪는 미시적 이야기들이다.
그 이야기에는 이 시대 아줌마들의 욕망과 나르시시즘, 분노와 슬픔, 좌절과 피로감 따위의 구체적 사실감이 풍부하다. 또한 김우남 작가의 작가적 개성이 잘 구현된 미시 서사는 잘 닦인 거울인 듯해서 우리 실존의 현재를 비춰보게 된다.
그녀가 채집한 세속 사회에서의 일상 서사는 이 시대의 세태와 풍속의 결을 드러내고, 우리는 그 속에서 자주 자신을 돌아보며 ‘나는 잘 살고 있는가?’를 묻게 만든다.
“사교육비 때문에 등골이 휘고 너무나 불투명한 우리의 교육현실”로 인해 생기는 학부모의 불안을 악의적으로 이용해 학력 위조자가 벌인 고액 과외 사기 소동의 전말을 그린 이야기. 「뻐꾸기 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