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그녀 은수경. 끊임없이 바람난 남편. 해선 안 되는 결혼이었는데 책임감으로 남들처럼 살아보겠다고 제 무덤을 팠던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참고 살라고 하는데, 단 한 사람, 전 상사인 우태영 과장이 참지 말라고 한다. 그의 말에 용기를 내 당당히 이혼을 하고 다시 회사로 복귀한다. 하지만 애써 외면해왔던 태영의 마음이 어느새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 성큼, 우태영 과장이 다가와 내 허리를 끌어안았다. “과… 과장님!! 이러시면.” 말뿐인 저항을 하면서, 나 스스로도 어이없는데 그는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말했다. “좋아해.” 그 순간 그의 뜨거운 눈빛에 함락당하고, 과장님이 내게 키스했다.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달콤한 키스였다. *** 지독한 후회 속에 살던 남자 우태영. 10년 동안 은수경만 바라본 그에게 두 사람의 운명을 뒤집어버린 그 날은 결코 잊을 수 없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다시 그날로, 아니 차라리 그녀를 처음 만나던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지금 그에게 다시 오지 않을 줄 알았던 기회가 눈앞에 놓여있다. 절대 그녀를 놓치지 않아. *** 묵고 묵혀뒀던 감정이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차곡차곡 쌓여 그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마침내 터져버린 것이다. “다리 벌려.” 평소의 부드럽고 다정했던 우태영과는 달리 다소 고압적인 명령조였다. 너무나 다른 모습에 흠칫 놀라면서도 수경은 마치 그 말을 거역할 수 없다는 듯 조심스럽게 다리를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