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성취와 행복, 그리고 어떤 문제의 해결 수단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사실상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고 현재의 난관을 악화 시킬 수 있다는 것도 명백하다. 이것은 물른 모든 결혼이 다 반드시 불행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행복한 결혼 관계는 두 사람이 결혼식 때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로부터 자동적으로 오는 결과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대부분의 부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재혼의 경우에는 로맨스와 함께 한 가족이 아닌 두 가족을 관리해야 하는 실질적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말은 아이들이 휴일을 이용하여 따로 사는 부모님 집을 오갈 때, 모처럼 방문한 자녀와 휴일 시간을 함께 보내고 숙제를 도와주다보면 정작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이 없거나 부족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파트너 한쪽의 자녀만 있는 경우에도 힘든데 부부각자의 자녀들이 있는 경우 더 바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재혼도 사랑만 가지고는 안 되고 재혼가족 모두가 새로운 가족을 받아 들여 새로운 가정을 구축 해야겠다는 가족모두의 소중한 마음과 실천도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종종 사랑을 ‘글로 배우냐?’라는 비아냥을 듣는다면 '썸’을 타고 있는 연인사이에 발령된 ‘그린라이트’ 사인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을 경우 일 것이다. 실제 연애중 상대의 미세한 떨림을 잡아내는 데는 고도의 연애 세포감각이 없을 경우 불가능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재혼가족의 현장은 감정과 감각의 문제가 아닌 ‘지식’과 실천의 문제이다. 재혼에서는 먼저 책, 즉 ‘글로 배우고’ 아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포커스는 바로 여기에 맞춰져 있다. 삶의 원리는 ‘수성(守城)’이 더 어렵다고 한다. 재혼‘후(後)’ 가정관리도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심리학자인 윌리엄 머르켈이 표현처럼 재혼 가정은 “인류가 알고 있는 인간관계 중 가장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부자연스러운 관계”인데, 재혼‘후(後)’ 가정관리는 바로 이런 관계를 재혼한 부부가 함께 팀웍을 이루면서 다루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삶의 모습과 생활에서 전후를 구분 한다는 것이 무슨 실익이 있을 리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혼‘후’(後)를 간조한 것은 재혼만이 지닌 재혼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원만한 재혼가정의 안착을 위해서라도 이 책의 일독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