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아닌데요, 대표님

· 아모르
3.2
4 reviews
eBook
143
Pages

About this eBook

“혹시 대표님 저 좋아하세요?” “네, 좋아합니다.” “왜, 왜요?” “예쁘잖습니까, 귀엽고.” 전혀 순진하지 않은 남자가 순진한 눈빛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그래, 뭐. 예쁜 건 인정. 어제보단 오늘이 좀 더 예쁘고, 망할 연애는 물 건너간 지 오래지만, 괜찮은 외모라는 건 부인하지 않았다. 속 뻔히 보이는데 아니라며 도리질 치는 가식 따위 딱 질색이었다. 아니 근데, 그래서 어쩌라고. 설마 나하고 연애라도 하겠다고? 서울 시내 큰 손들이 딸, 손녀 못 갖다 바쳐 안달하는 남자가 뭐가 아쉬워서? 재벌 회장님들이 골프를 핑계로 어떻게든 사위 삼으려 덤비는 그 최무한이 나랑? 날카롭고도 현실적인 가희의 눈이 대표가 걸치고 있는 것들을 재빨리 훑었다. 300프로에 달하는 수익을 안겨다 주자 눈이 완전히 돌아버린 인간이 들이밀고 간 저 슈트는 세계에서 제일 희귀한 직물 6개로 만든, 영국 왕족이 입는다는 그 브랜드였다. 손목에 찬 시계 역시 어느 회장님께서 선물한 서울 시내 아파트 한 채 값보다 비싸다는 명품 중의 명품. 그러니까, 원룸 반전세를 뺀 그녀의 여유 자금으로는 저 구두 한 켤레 살까 말까 한데, 그런 한가희가 최무한. 저 무시무시한 남자와 만난다? 모르긴 몰라도 분개한 어느 다혈질 투자자의 손에 암살당하거나 그를 흠모하는 수많은 여자의 눈총에 맞아 장렬하게 전사할지도 모를 일이다. 근데 그걸 내가 왜 해? 인생 모토를 용 꼬리가 되기보다 뱀 머리가 되겠다로 정한 이유가 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저는 싫습니다. 그냥, 부담 없는 사람이......” “그럼 부담 없는 관계 하죠.” “네?” “할 일도 없는데 왜 자꾸 따로 남기는지 몰라, 한가희? 지금까지는 몰랐어도 이젠 확실히 알 텐데?” “저는 전혀......” “부담스러운 관계가 싫다니 부담 없이 파트너 하자고.” 파트너라는 말에 와락 구겨진 가희의 얼굴 위로 닿을 듯 말 듯 남자의 손길이 스쳤다. 보통 때의 그녀라면 경기하듯 놀라야 정상인데, 어이없게도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양심에 손을 얹고 나랑 자고 다는 생각 한 번도 한 적 없어? 그런 거면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소하던가.” 책상을 돌아 그녀에게로 다가오는 남자의 중심이 모를 수 없게 부풀어 있었다. 꿀꺽, 저도 모르게 군침을 삼킨 가희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뻔뻔함은 전염되는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상사의 거기를 이렇게 대놓고 볼 수는 없는 거였다! 하. 고. 싶. 다. 격. 하. 게! 딴생각 하려는 노력이 무색하게 커다랗게 발기한 단어들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분위기 파악 못 하는 아래가 어느새 축축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Ratings and reviews

3.2
4 reviews

Rate this eBook

Tell us what you think.

Reading information

Smartphones and tablets
Install the Google Play Books app for Android and iPad/iPhone. It syncs automatically with your account and allows you to read online or offline wherever you are.
Laptops and computers
You can listen to audiobooks purchased on Google Play using your computer's web browser.
eReaders and other devices
To read on e-ink devices like Kobo eReaders, you'll need to download a file and transfer it to your device. Follow the detailed Help Centre instructions to transfer the files to supported eRead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