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은 29살 생일날, 모르는 남자와 원나잇을 했다.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않은 채 잊으면서 살려고 했지만, 그대로 임신을 하게 된다. 그리고 7년 후, 자신의 가게에 찾아온 남자, 선재와 만나는데……. - “그만 일어나, 지금 몇 시냐?” 지현이 이불을 걷어냄과 동시에 벽에 걸려있는 시간을 확인했다. “좀 있으면 체크아웃 시간이야. 씻고 나가려면…….” 지현은 말을 마칠 수 없었다. ‘이거 뭐지?’ 너무 놀란 와중에도 지현의 움직임은 놀라웠다. 순식간에 벌거벗은 남자의 나신을 좀 전 걷어냈던 이불을 당겨 덮어준 것이다. 침대에서 튕기듯 일어난 지현은 사태파악 전 옷부터 찾아 입어야 했다. ‘일단은…….’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블랙아웃현상이라 불리는 필름 끊김이었다. ‘젠장! 그나저나 애들은 어딨는 거야!’ 손톱을 물을 뜯는 버릇 따윈 없었지만 현재 지현은 당황한 나머지 자신의 손톱을 뜯고 있었다. ‘저 남자랑 잤나? 잤지? 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