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멋지게 보이는 여자는 관심 없어요.
난 오직 내 눈에만 멋지면 되거든요.
- 재경
부탁이야, 다가오지 말아줘요. 난, 당신을 막을 자신이 없어.
또한 내가 당신에게 다가갈 용기도 없어요.
그러니 흔들지 마, 제발!
- 여진
확신에 찬 그의 어조에 허공에 그저 떠돌기만 하던 이성이 조금씩 되돌아오고 있었다. 여진은 그러겠다, 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이런 한낱 불장난에 제 모든 걸 퍼붓기엔, 그녀는 용감한 사람이 아니었다.
“재경 씨, 난…….”
“쉿!”
“…….”
“싫다는 대답, 안 들어. 그러니 조용히.”
또 한 번의 키스. 마치 제 것이라도 된 것마냥, 재경은 그녀의 입술을 탐욕스럽게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차라리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아무 걱정도 하지 않고 그에게 안길 수 있게 세상 모든 게 다 정지해버렸으면, 그렇다면 이렇게 불안하지도 않을 텐데.
김윤희
닉네임 콘키치.
‘깨으른 여자들(http://romancemoon.com)’에 은둔.
‘없을 無’, ‘감별사’, ‘그대만의 피사체’, ‘세컨드’, ‘뫼비우스의 띠’, ‘최고의 짝사랑’, ‘마음을 훔치다’, ‘어울리지 않아도 괜찮아’, ‘셸 위 댄스’, ‘인썸니아’, ‘산주’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