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 보니 천재들만 다닌다는 '왕립 드리케 아카데미'. 귀족의 딸로 환생했다. 어차피 환생한 거 편하게 살고 싶은데 왜!!! 선생님. 제 적성은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서 뒹굴거리는 데 있다고요. 또다시 공부에 치일 수는 없지! 정령이라면…… 그래, 숨 쉬듯 마법을 쓰는 정령이라면? 나는 마나만 모으면 되는 거지. 마법은 정령이 쓸 테니까! 그러면 공부 안 해도 되잖아? 얼른 정령사가 되어 하루빨리 놀고먹을 것이다! 인생 5회차. 성격이 조금 삐딱한 걸 빼면 평범했던 여고생 진이 크로웰의 거침없는 대륙 탐방이 시작된다! "되는 일 없어도 나는 씨○ 나만의 길을 간다." ***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 위험한 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때완 달라! 난 내 한 몸 정도는 건사하다 못해 다 죽이고 나올 수도 있고! 암시장을 안전하게 이용하는 요령도 배웠어. 정보 길드에 왜 갔겠어! 그걸 배우러 간 거야!” 좁은 골목이 쩌렁쩌렁하게 울릴 만큼 소리쳤다. 하려는 일마다 꼬이는 것도 이제 지긋지긋했다. 철저하게 준비했으니 이번에야말로 원하는 바를 완벽하게 이루고야 말 거다. 예전의 실패로 겁을 내기엔 앞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더 많았다. 난 더 이상 열 살짜리 어린애가 아니었고, 약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난! 지니 크로웰이었다. 〔아아, 이것은 당당함인가 뻔뻔함인가! 역시 운디네가 무식한 짓을 잘하는 건 마스터를 닮아서…… 제가 무식이랬나요? 용감이라고 바꿀게요. 화내면 시려잉.〕 살의가 타올랐지만 운디네가 또 멋대로 나올까 봐 애써 잠재웠다. 에쉬는 설득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걸 빠르게 깨달은 눈치였다. “좋습니다. 가지 말라고 해 봐야 안 들을 테니, 그럼 같이 가도록 하죠.” “뭐? 싫어.”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으니 저도 그렇게 할 겁니다.” 얘가 예전에는 안 이랬던 것 같은데…… 나는 순간 당황했지만 에쉬가 날 따라가려는 건 의도가 너무나 분명한 일이었다. 여러 가질 지키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