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제발, 계약 좀 어떻게 해 달라는 시위? 그 정도라면 말이 되려나?”
“어림도 없습니다.”
“시헌 씨, 미련한 일이에요. 나와 계속 얽혀 봐야 당신에게 이득 돌아갈 것이 없어요. 이 정도에서 거래 타협을 보죠?”
“싫습니다. 그럼 다른 조건을 걸겠습니다.”
“다른 조건? 말해 봐요. 들어보고 타당하다 생각되면 받아들이겠어요.”
“그럼 나도 조건을 걸게요.”
“들어봅시다.”
“딱 한 달 만입니다. 그 이상은 허락할 수 없어요. 나는 당신이 이렇게까지 과민하게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그러니 내가 약속할 수 있는 기간은 단 한 달이에요.”
단호한 우인의 말에 시헌은 한동안 말없이 그녀의 옆얼굴을 관찰했다. 찌를 듯 바라보는 시헌의 열기 섞인 눈빛이 버거워 우인은 얼른 얼굴을 반대편 차창 쪽으로 돌려 버렸다.
“벗어요.”
시선이 뒤엉키기 무섭게 시헌이 한 말이었다. 당황한 우인이 귀밑까지 붉히며 주춤 몸을 뒤로 뺐다.
서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