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말을 어기고 만 것 같다. 섣불리 약속을 하고 장담을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아무리 시라고 하여도 현실성과 보편성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하면서 이 시집을 낸다.
이 시들은 멀게는 10년, 혹은 5년 전에 써놓은 것으로서 옛날 시 그대로의 것들이다. 이걸 안 묶고 버려두려니 그 미련을 떨칠 수 없고, 65편의 자식 같은 것들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변명을 늘어놓게 됐지만 이 시들은 내가 요즘 시도하고 있는 하이퍼시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전의 시가 못났다는 말이나 지금의 하이퍼시가 잘났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그 시가 무슨 시더라도 나의 소망은 독자들과의 소통이다.
끊임없이 써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 <자서>
■ 김규화
△《현대문학》으로 등단(1966)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자문위원. 한국여성문학인회 자문위원.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월간 《시문학》 발행인
△좋은시문학회, 하이퍼시클럽, 한국시문학아카데미 회원. 기픈시문학회 동인
△시집 『이상한 기도』 『노래내기』 『관념여행』 『평균 서정』 외 다수
△시선집 『초록 징검다리』 『서정시편』
△영시집 『Our Encounter』(Homa & Sekey Books)
△불어시집 『Notre Recontre』(Sombres Re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