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
“이거 예쁘다. 상처가 활짝 피었어.”
심태경은 상처 난 무릎에 가볍게 입술을 댔다.
새가 쪼는 것 같은 부드럽고 짧은 입맞춤이 이어졌다. 아직 피가 멎지 않은 무릎에 핏방울이 도롱도롱 맺혔다. 심태경이 이마하를 올려다봤다. 눈을 맞추며 상처에 생긴 핏방울을 천천히 핥았다.
심장이 따끔거렸다. 따끔, 따끔, 따끔. 무수한 빛의 조각들이 심장 위로 끝없이 쏟아져 내렸다. 뭉쳐진 조각들이 아랫배에 쌓여갔다.
예민한 이마하는 작은 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몸이 움찔거리며 숨이 가빠진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이마하는 상처가 자극될 때마다 조금씩 흥분하고 있었다.
매미 소리와 바람 소리, 여름의 존재를 알리는 아우성들이 귓속에 엉망으로 엉켜들었다. 잘 맞물려 돌아가던 것들이 아주 조금씩 삐끗하며 어그러졌다.
이마하와 심태경의 첫 번째 나쁜 놀이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 작품의 내용은 모두 픽션입니다.
실재하는 인물, 명칭, 사건 등과 아무 관련 없습니다.
비현실적인 계약 및 BDSM 묘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자 - 김로나
金輅娜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