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아 더 아름답다
증명할 수 없는 좋은 편견과 이상한 상식
실수를 예찬하고 불확실성을 견딘다는 것에 대하여
“수학을 공부하면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세상사에 대해선 결론 내리기가 너무 어렵다는 사실이다.”
비판적 사고는 배움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가짜 뉴스는 정말 많이 늘어났을까, 민주주의를 수치화할 수 있을까, 국경을 가르는 기준은 합리적인가, 클래식은 어느 나라에 속할까, 믿음을 실험할 수 있을까?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사건, 익숙한 인물, 평범한 방식이 수학자의 눈에는 다르게 보인다. 우리가 문제점으로 치부했던 것이 수학자에겐 해결법이 되기도 한다.
“3천 년간이나 수와 수 체계의 이론을 연구해왔지만 실제로 탄생한 이론은 많지 않다. 누군가 진짜 새로운 방식으로 그 작업을 해낼 때마다 큰 사건이 된다. 김민형이 그 일을 실제로 해냈다.” 첨단 위상수학, 양자장론, 고전 정수론을 융합하는 혁신적인 이론을 개발하여 세계적 수학자의 반열에 오른 김민형 교수가 또 다른 난제를 들고 돌아왔다. 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 교수, 워릭대학교 ‘수학 대중화’ 석좌교수를 거쳐 현재 에든버러대학교 위터커 석좌교수 및 국제수리과학 연구소장을 맡아 ‘인류를 위한 수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저자는 신간 《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에서 수학의 난제가 아닌 세상의 난제를 화두로 삼는다.
수학자 김민형이 평생 연구해온 수학은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보기에 너무나 당연한 이 성과들은 한 이론이 정립되고 활용되기까지, 온갖 실수와 무수한 시간, 오해와 오용 등 한 걸음 진보를 무색하게 하는 두 걸음 후퇴를 거듭했다. 그 과정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수학에서도 이러한데, 이보다 더 복잡한 세상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오답 노트’와 ‘외국어 수업’에서는 실수와 모방의 미학을, ‘만 나이’에서는 시대마다 달랐던 절대 시간의 상대적 길이를, ‘코로나’에서는 과거 백신 운반 에피소드와 원자론과 세균론을, ‘학벌’에서는 대학 서열로 알 수 없는 것과 각 나라 입시 문화 차이를, ‘인공지능’에서는 인간 지능에 대한 경외감을 이끌어내며 5년 가까이 이어진 연재는 수학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수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너무 많다는 겸손함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수학 이외에 교육, 정치, 사회, 문화 분야를 아우르는 가운데,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주류와 비주류, 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 입장을 오가며 엉뚱한 상상을 하고 어린아이처럼 놀라며 작은 깨달음에 환호하는 어느 수학자의 정답 없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풀릴 듯 풀리지 않는 세상 난제를 둘러싼, 김민형의 생각의 기록.
수학자. 에든버러대학교 위터커 석좌교수 및 국제수리과학 연구소장, 전 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 교수 및 서울대학교 초빙 석좌교수. 첨단 위상수학, 양자장론, 고전 정수론을 융합하는 혁신적인 이론을 개발하여 세계적 수학자의 반열에 올랐고 2012년 호암과학상을 수상했다. 국내외를 오가며 수학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다. 저서로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공저) 《수학이 필요한 순간》 《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 《어서 오세요, 이야기 수학 클럽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