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읽기에 걸맞은 새로운 형식과 현대적 번역
한글세대를 위한 우리 시대의 ‘동문선’
우리 고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등의 중견 학자를 비롯해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의 신진 학자들이 참여한 선집이다. 선인들의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 지혜가 스민 우리나라의 고전 한문 명문 중 현대인에게도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감동을 주는 글들을 가려 뽑아 현대어로 옮기고 풀이했다. 한 권당 일곱 편씩 번역문과 해설, 원문을 함께 실어 구성했으며 매달 세 권씩 전자책으로 출간된다.
82권에는 조선 후기의 문신 김석주의 글을 실었다. ‘실정을 진술함에 폐부를 찌르면서도 옛사람의 격조를 잃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 김석주 산문의 정수가 표제작 「호패법 시행에 대해 논한 차자」에서 보인다. 조선 대 오랫동안 폐지되었던 호패법을 1675년 재시행하기에 앞서 제도의 장단과 개선 방안을 제시한 이 글은 장황한 꾸밈 없이 단도직입으로 사안을 논하는 차자(箚子)의 전형을 보여 준다. 함께 실은 「못 물고기의 죽음을 슬퍼하다」 등에서는 또한 젊은 날 그의 포부를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