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는 바다에 잠든다: 한뼘 로맨스 컬렉션 947

눈사람

Oct 2025 · 한뼘 로맨스 컬렉션 · 젤리빈

About this ebook

<책 소개>
#현대물 #판타지물 #오컬트 #인외존재/초월적존재 #구원/힐링 #착각/오해 #애증 #잔잔물
#계략녀 #직진녀 #순진남 #순정남 #다정남 #상처남
어린 시절 자신을 구해준 인어의 기억으로 삶을 버텨온 남자, 서인후. 그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그녀와 재회하지만, 아름다운 인어의 정체는 그의 기억을 조작하고 목숨을 노리는 물귀신이었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로맨스 - 한뼘 로맨스 컬렉션.
<저자 소개>
사시사철 녹지 않고 글 끼적이는 눈사람
쓸 때 쓰고, 놀 때 놉니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5.8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약 124쪽)
<미리 보기>
"근데 있잖아요. 나 궁금한데, 날 잡아서 회를 쳐 먹으면 살인일까요 불법어획일까요?"
바닷물 위로 고개만 빼꼼 내민 채로 여자가 그렇게 물어왔다.
"...뭐?"
나는 얼이 빠져 무어라 대답 못했다.
여자가 끙, 하며 골이 쑤신다는 얼굴로 고민하다가 저 혼자 해답을 내었다.
"제 상체를 먹은 사람은 살인. 제 하체를 먹은 사람은 불법어획. 반반이라 딱 좋죠?"
그러면서 여자는 초롱초롱한 눈을 반짝여왔다. 내 동의를 구한다는 것처럼.
기대를 많이 품었는지 비늘 덮은 꼬리지느러미가 수면 밑에서 흐느적거리는 춤을 추었다.
"...."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의 존재를 삼십 년 가까이 구축해오던 세계가 굉음을 울리며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벼락이 정수리를 향해 일직선으로 내리꽂히면 받을 충격이 이러할까.
내가 알던 모든 게 안개에 감춰진 듯 희끄무레한 잔상만 남기고 흩어져갔다.
"저기요. 내 말 들려요? 당신 보고 날 회 치라는 소리는 아니니까 그렇게 멍청하게 있지 마요. 나 참, 남자가 저렇게 심약해서 이 세상 어떻게 살아간담."
내 눈앞에서 걱정 많은 얼굴을 하고서 손을 휘휘 젓는.
여인이라 하기도 생선이라 하기도 애매한 저 생물체는.
"인어..."
인어였다.
상반신은 인간 여자인데 하반신은 꼬리지느러미가 달린.
동화 속 그 인어.
"정말..."
저도 모르게 나는 바다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마른 입술이 갈라지는 소리가 울리는 듯하다.
충격에 급격히 쇠약해진 목소리로 나는 물었다.
"네가, 인어가 맞아?"
무슨 바보 같은 질문이 다 있냐는 듯 인어가 콧방귀를 뀌더니.
"자, 봐요. 이거 보고 다시 방금 한 질문 다시 해봐요?"
허리를 팍 튕겼다. 명확하게 보이는 어류의 꼬리가 수면 위로 팔딱 치솟았다.
방금 몸짓의 여파인지 파도의 잔여물인 건지, 치솟은 물방울 더미 사이로 무지개가 피었다.
"어떻게..."
할 말이 들끓었지만, 육성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입술을 달싹거리기만 했다.
어떻게 존재하는 거야.
왜 지금, 내 눈앞에 이렇게 나타나 준 거지?
수많은 물음이 입속의 폭풍이 되어 매섭게 회오리쳤지만 내 잇새로 나온 말은 묘하게 잠잠했다.
"보고 싶었어."
인어는 은은한 미소를 띤 채로 날 보기만 했다. 나는 다시 말했다.
"정말, 널 보고 싶었어."
감정을 읽기 힘든 얼굴로 날 응시하던 인어가 곧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
"알아요."
나는 눈을 끔뻑거렸다. 인어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한쪽 입술 끝을 말아 올렸다.
"기억 안 나요?"
"무슨 기억?"
<한뼘 로맨스 컬렉션 소개>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로맨스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로맨스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로맨스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로맨스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머리를 하면서 말을 걸어오는 미용사들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_눈사람
나를 슬프게 하는 사진들_눈사람
부서진 여자 이야기_눈사람
[장편] 내가 당신의 목을 거둘 때까지_눈사람
내 눈동자 속 당신께_눈사람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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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녹지 않고 글 끼적이는 눈사람 쓸 때 쓰고, 놀 때 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