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은 예전과 달랐다. 허리까지 길었던 머리카락은 댕강 잘려 컷도, 단발도 아니었지만 그는 거짓말처럼 저 앞에 서 있는 여자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소망의 목소리가 단번에 가라앉았다. “윤다정.” 4년 전 공항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던 여자였다. “4년 전에 왜 그냥 갔어?” 드디어 묻고 말았다. 다정을 다시 만난다면 꼭 묻고 싶었다. 그때 왜 그냥 갔냐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야 했냐고. “그럼요?” “뭐?” “무슨 말을 해야 하는데요?” “야, 인마.” “서로 술에 취했다. 그래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섹스를 했다. 그것 말고 더 뭐가 필요한데요?” 소망은 마치 커다란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 멍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