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폭염에 에어컨까지 고장 나 더위에 녹아가던 차영은 잠시 더위를 피하러 외출하는 사이 자신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걸 알게 된다. “괜찮아요, 차영 누나. 옆에 있어 줄게요.” 도둑이 들었으니 위험하다는 말과 함께, 친구 남동생인 우현이 차영의 옆에 밤새 있어 주기로 한다. 그런데…. “항상 누나는 날 피했죠. 난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왜 날 무서워할까? 이 기회에 서로 친해져 봐요. 혼자 있기 무섭잖아요.” “누나가 ‘싫어’라고 말하면 당장 멈출게요. 어떤 상황이든 간에.” 차영은 폭염보다 더 뜨거운 우현의 눈빛과 마주하게 된다. * * * 숨이 부딪힐 정도로 우현의 얼굴이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 입술에 닿았다가 떨어졌지만 더위에 감각이 무뎌졌다. 지금 뭘 한 거지? 차영은 물어보려고 입술을 달싹거렸다가 우현의 눈웃음에 말을 잊었다. “항상 도망만 다니고, 피하고.” 덥다. 다시 입술이 닿았다. 이번에는 머문 시간이 더 길었다. “송차영, 그만 잡혀라. 많이 기다려 줬잖아.”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실없는 소리 할 거면 그만 집으로 돌아가서 잠이나 푹 자.” 그를 밀어내며 일어나는데 뒤에서부터 끌어안겨 그의 다리 위에 앉아 버렸다. “읏!” “내가 누나 두고 어디 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