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한 길바닥 생활에서 가족이라고 여겼던 친구들마저 불에 타 죽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했을 때.
“같이 갈래요?”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준 사람이 바로 루덴 공작이었다.
푸른 달을 닮은 눈동자에 칠흑처럼 검은 머리칼.
지옥 같은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되어 내려온 나의 구원자.
약혼 후에도 쥐어지지 않는 그의 마음을 애타게 원한 지 삼 년.
“파혼해요. 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그때부터였다. 그의 일그러진 사랑이 시작된 건.
“대체 왜 이러세요, 공작님….”
“당신은 아무 데도 못 가.
앞으로 평생 내 좆이나 먹으며 살아야 할 거야.”
순간 두 귀를 의심했다.
늘 올바르고 결벽적일 정도로 점잖았던 그였다.
“그러니 보지를 벌리며 개처럼 아양을 떨든, 내 좆을 빨든,
마음에 들게 행동해 봐요.”
*
“이게 당신이 말하는 사랑이야?
이건 사랑이 아니야…. 집착이지.”
죽일 기세로 그를 노려보았다.
눈알에 잘게 터진 붉은 실핏줄이 선연했다.
“악마 같은 새끼….
당신 같은 걸 사랑한 내가 병신이지.”
하지만 공작은 한낱 개미 지나가는 것이나 구경하는 사람처럼
무미건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소리도 계속 들으니 정겹고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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