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제물의 조건: 한뼘 BL 컬렉션 917

레네이제

Sep 2021 · 한뼘 BL 컬렉션 Book 917 · 젤리빈

About this ebook

<책 소개>

#동양풍 #원홀투스틱 #인외존재 #계약 #원나잇 #신분차이 #오해착각 #달달물 #삽질물

#임신수 #짝사랑수 #미인수 #순진수 #단정수 #동정수 #소심수 #절륜공 #순정공 #다정공

어린 시절 아기보에 싸여 절에 버려져 자란 천애고아, 재희. 그가 사는 마을에는 해마다 마을의 신령님, 곧 구렁이에게 처녀를 바치는 관습이 있었다. 그러나 제물로 바칠 처녀를 구하는 것이 마땅치 않고, 재희에게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그가 제물로 선택된다. 가마에 실려 숲 깊은 곳으로 간 재희는 두려움이 떨며 구렁이를 기다린다. 그런데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보석처럼 빛나는 눈을 가진 멋진 남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남자는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재희를 바라보며, 자신을 '유' 라고 부르라 시킨다.

한 마을을 지배하는 구렁이에게 제물로 바쳐진 총각. 그리고 멋진 외모를 가진 구렁이의 정체. 익숙한 동양풍 모티프와 격정적인 씬이 어우러진 달콤한 사극 한 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저자 소개>

반갑습니다. 노모럴, 배덕감, 아늑한 쓰레기통을 좋아합니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3.4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약 66쪽)

 

<미리 보기>

"원래는 계집을 바쳐야 하는데......"

가마꾼들 중 하나가 중얼거리듯 내뱉었다. 아직 바람이 선선한 초여름이었다. 막 봄의 흔적이 지나간 터라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봄꽃들이 저물고, 대신 생명력 가득한 녹색 잎들이 반짝 고개를 내밀 때. 초록색 잎들이 넘실거리며 거리 가득 진한 수풀 향을 뿜어내고 청명한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지 않아 살랑 불어오는 바람에도 가슴이 설렐 시기였으나. 안타깝게도 이곳 분위기는 무겁게 침체되어 있었다.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저이가 계집보다 더 예쁘니 신령님도 이해해 주시겠지."

다른 가마꾼이 툭 대꾸하는 소리 또한 재희의 귀에 분명히 들렸다.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아 온통 서늘한 냉기가 머물러 있는 곳. 특히 뱀의 기운이 짙게 서린 이 마을은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나 서늘했기에.

울긋불긋 화려한 가마가 깊은 산 속 인적이 드문 골짜기로 향했다. 자박거리며 가마꾼들이 밟는 나뭇잎들과 잔가지 소리가 이따금 울릴 뿐, 풀벌레 소리와 가끔 산새가 길게 우는 소리 말고는 사방이 적막했다.

가마에 탄 재희의 눈에서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막 성인이 된 나이였으나 그에 답지 않게 소년티를 벗지 못한 말간 살결이 돋보였다. 특히 여름철 밤하늘을 닮은 새카만 눈동자가 보는 이의 마음을 아련하게 만들었고.

갓 성년이 된 순결한 처녀. 해마다 신령님께 바쳐지는 제물의 조건이었다.

만약 나이에 맞는 순결한 여성이 마을에 남아있었더라면 재희가 끌려올 일은 없었을 것을.

안타깝게도 마을엔 더이상 순결한 처녀가 남아 있지 않았다. 신령님께 바쳐진다는 조건으로 매년 강제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통에 여자들은 저마다 성인이 되기 전 사랑하는 사람과 야반도주하곤 했다. 또는 마을 사람들도 모르게 성년이 되기 전 먼 곳으로 시집을 보내버리곤 하거나.

결국 재희는 마을의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유일하게 갓 성년이 된 사람이었다. 거기다가 어지간한 여자보다 예쁘장한 얼굴에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던 마을 어른들이 저마다 재희를 제물로 바치는 것에 동의했다.

이것이 다 뱀골이라고 불리는 이 마을을 집채만 한 구렁이가 지켜준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먼 옛날, 수많은 뱀들이 터전을 잡아 살고 있던 이 마을에 어느 날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찾아와 같이 살았다고 한다. 처음엔 뱀과 사람이 사이좋게 공존하였으나 점차 징그러운 뱀이 보기 싫어진 사람들은 합심하여 날을 잡고 보이는 대로 뱀을 잡아 죽였다. 한 마음씨 착한 부부만이 사람들의 행동을 만류하였지만 누구도 듣지 않았다.

결국 마을의 터줏대감이자 신령님인 구렁이가 이 같은 행동에 크게 분노하여 마을 사람들을 모두 산 채로 삼켜버리고 마음씨 좋은 부부만을 남겨두었다. 그 부부는 자신을 살려둔 신령님께 감사하며 매년 자신의 아이를 스스로 구렁이님께 바쳤다. 그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것이라고.

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마을에 불행한 일이 닥친다고 했다. 실제로 제물을 바치지 않은 해에는 역병이 돌거나 산적 떼가 들이닥쳐 온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했다고.

부모도 없이 떠돌며 자란 재희는 제물로 바쳐지기에 만만한 상대였다. 자신을 위해 열심히 변호해줄 사람도, 눈물을 흘려줄 사람도 없었다.

그가 어린 아기였을 때 누군가 보자기에 싸서 절 앞에 내다 버린 후, 절의 시중을 들거나 마을을 떠돌며 밥을 얻어먹으며 자랐으니.

경사가 심하게 진 산을 올라가느라 가마가 기우뚱하자 재희 또한 무게중심이 흔들려 뒹굴었다. 위아래가 뒤집혀 가마 안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버둥거리던 그때.

 

<한뼘 BL 컬렉션 소개>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깊게 쳐올리다_레네이제

깊게 박아넣다_레네이제

영업사원의 맛_레네이제

음란한 수작질_레네이제

고추를 붙여주세요_님도르신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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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노모럴, 배덕감, 아늑한 쓰레기통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