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해적 메라크인이 지구를 찾아오게 되는데, 지구는 그들에게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동맹을 맺는다. 그는 며칠을 굶은 것처럼 배를 채우더니, 다른 것이 먹고 싶다고 요구했다. 그 다른 음식이 일반적인 음식이 아니었기에 원로의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바들바들 떨기 시작한다. “날것이 먹고 싶군. 어디 마땅한 것이 없을까?” “네……?” “살아있는 것, 지구인은 어떤 맛일지 몹시 궁금한 참이야.” “컥!” 사색이 된 젊은 의원 한 명이 자신을 가리키는 제독의 손끝에 경악해서 외쳤고, 그의 두 다리가 제 구실을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무릎을 꿇고 발발 떨고 있는 그는 곧 사벨론이 자신을 잡아먹으리라는 것을 예상했는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손이 발이 되게 빌고 있었다. 사벨론이 그런 그를 무심하게 쳐다보더니 흥미를 잃었다는 듯. 손을 휘휘 저어버리자 그는 발이 보이지 않는 속도로 냅다 연회장에서 도망쳤다. 목숨을 건진 그는 듣지 못했지만, 제독의 단상과 멀지 않은 곳에 앉아 있던 유키와 의원들은 그다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넌 맛없게 생겼으니 식욕이 돌지 않는다. 먹고 싶은 것은 따로 있지만……. 나중에 먹지.” 인간을 먹이로 생각하는 외계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지닌 생명체였다. 자꾸만 시선이 가는 건 어쩜, 그의 외모가 다가 아닐 것이다. 그의 강인한 힘, 그 힘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