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하나 뿐인 동생의 페로몬에 발정했다. 대기업 천일 그룹의 숨겨진 장남이자 오메가, 차이한은 페로몬에 이끌려 10년만에 만난 동생, 차도진과 하룻밤을 보낸다. 4촌 이내 혈육의 페로몬은 느낄 수 없다는 섭리를 거스른 미증유의 사건에 의문을 품지만, 무엇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점점 그릇된 욕망에 휘둘리는데……. 도진이는 귀찮다는 듯, 내 손을 쳐 내고 흘러내린 제 검은 머리를 거칠게 쓸어 올렸다. “그러니까, 고를 수 있게 선택지를 주잖아. 따먹혀 놓고도 친절하게 말이야….” 도진이가 내 어깨를 잡고 서서히 소파 위로 눕혔다. “병신처럼.” 살갗에 달라붙어 있던 알파의 내음이 짙게 피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진아, 도진아, 제발…….”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왜 하필 우리였을까? “선택해.” 단 하나의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였다. 나는 대답 대신 두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