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 가고 있는 것이냐?”
“저하는 왜 저를 잡으셨습니까. 그냥 모른 척해도 됐을 일을.”
“서 있는 것이 성가셨다.”
그도 비를 맞고 있었다. 성가시다 하면서 내버려 두지 않는지. 자신을 잡은 팔의 힘이 너무나 억셌다. 월하는 울먹이는 얼굴로 말했다.
“제 마음이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네 마음이 어떤 것인지 말해 보거라.”
더 이상 무얼 망설일까. 월하는 이제 무서운 것도 없었다.
“남색인 사내에게 마음을 빼앗긴 여인일 뿐입니다.”
비참한 고백을 한 월하는 덧없이 류현 세자를 바라보았다. 류현의 미간이 비틀리며 깊게 패였다.
반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