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에는 인외존재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오래전부터 북쪽을 둘러싼 백호산(白虎山)의 비호를 받아 온 해주 땅, 그러나 욕심 많은 인간들에 의해 산군 백호가 사냥당하고, 때마침 해산하던 새끼들 역시 목숨을 잃는다. 그때 형제들 틈에서 살아남은 저주의 상징 흑호의 한 맺힌 포효와 동시에 해주 땅이 썩어 가고, 사람들은 떠나가 버려진 지 천 년이 흐른 뒤. 조용하던 백호산에 돌연 한 여자가 들어온다. [어디서 인간 따위가 발을 들여!] “흑호님. 제발 좀…… 저를 죽여 주시어요.” 눈이 내리는 날 태어나 설희라 불린 여자는 기이할 만큼 모두들 제 이름을 쉽게 잊는다. 게다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몇 번이나 죽으려 해도 죽지 못하는 운명을 비관하고 백호산에 들어가 흑호에게 죽여 달라 빌었는데, 오히려 그런 설희를 비웃듯 흑호는 그녀를 살려 둔다. 갑자기 제게 나타난 계집에게 호기심을 느끼던 흑호는 어느 날 사냥꾼에 의해 심하게 다친 그녀를 돌보고, 설희는 외간 남자로 변해 나타난 그에게 ‘현호’라는 이름을 붙여 주며 그와 정을 쌓기 시작하는데…….